체인소맨 덴지×레제

2022. 5. 17.매복사랑니

체인소맨 1부(단행본 ~11권) 스포일러가 있어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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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운다.

더럽게 시끄럽게 운다.

“아~ 시끄러워!”

한가롭게 그늘에서 잠을 청하던 덴지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눈을 번쩍 떴다. 손에 집히는 걸 집어던져도 나뭇잎 뒤에 숨은 매미에게 맞지도 않을뿐더러 매미 울음이 줄어들지도 않았다.

대신 가볍고 밝은 웃음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하얀 손가락으로 입가를 가리고 꺄르르 웃는다. 손끝을 스치는 머리카락이 산뜻한 바람에 흔들린다. 여름의 더위에 살짝 상기된 볼을 식히려 손등을 가져다 댄다. 살면서 덴지를 그렇게 바라본 이가 없을 그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여름방학인데 잠만 잘 거야?”

“보통은 방학에 뭘 하는데?”

덴지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그러니 여름방학도 겪어본 적 없었다. 덴지가 하는 일이라곤 먹고, 자고, 싸우는 것뿐이었다. 교복도 입어본 적 없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학교엔 몇 시에 가는지, 개학은 며칠에 하는지, 가방엔 대체 무엇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덴지는 정돈되지 않은 머리를 벅벅 긁기만 했다. 레제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레제의 종아리까지만 뜨거운 햇빛이 비쳤다. 여전히 매미는 시끄럽게 운다.

덴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단 하나는 알 것 같았다. 이 손만 잡으면 덴지가 겪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한발씩 내딛게 된다는 것을.

 

덴지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눈을 번쩍 떴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낮이다. 덴지는 팔다리를 아무렇게나 뻗은 채 흐트러진 이불 속에서 눈을 깜빡였다. 할 일도 없어서 낮잠이나 자던 차였다.

꿈을 꾼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덴지, 이 바보바보바보! 이 몸이 심심한데 잠만 자는 게냐!”

입안이 다 보이게 하품을 하던 차에 덴지는 파워의 목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날아오는 베개를 피하듯 몸을 젖히며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혼자 지내는 방에, 누군가 열어주는 일 없는 문만 보였다.

덴지는 정돈되지 않은 머리를 벅벅 긁기만 했다.

벽에 걸린 달력에는 아무 표시도 되어있지 않았다. 표시해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다음 주에는 가을 학기가 시작된다.

 

덴지는 여름방학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주는 일요일까지 쭉 바빠서 좀 빠르게 올려요

▼얘도 체인소맨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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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11권에 학교에 가버리더라고요 덴지가……

이래서 날조창작은 민첩하게 해야하는데